환상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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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잔혹범죄사

남부 여인의 죽음, 미스터리

기묘담녀 2025. 3. 1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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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때문에 다시 사간(事干)을 추문하겠는가.
윤허하지 않는다.

 

 

길가에 버려진 여인
김조이는 그날도 근처 양반님댁에서 밤새 곡소리를 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비록 밤새 큰소리로 곡소리를 내느라 목이 아프고 쉬어버린것 같지만 그래도 손에 들린 두둑한 제사음식과 여비를 보니 김조이의 입가엔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있었다.

"오늘 우리 개똥이 배터지게 먹겠구먼"

가난한 집안에 자식이었지만 그래도 금이야 옥이야 키워온 자신의 아들이 기뻐할 모습에 연신 흐믓했지만 매일 노름판에 빠져사는 남편을 생각하니 절로 미간이 좁아졌다.

"그 썩을 놈은 어디가서 죽지도 않아요, 에잇.카악~"

무능력한 남편만 아니었다면 자신이 이렇게 밤새 곡소리를 내며 일을 할필요도 없을지도 몰랐기에 김조이는 가래침을 뱉으려고 고개를 돌렸고, 그때 한쪽 벽에 기댄채 쓰러져있는 사람의 형체를 발견했다.

"에그머니나!"

점차 날이 밝아오며 들어난 그것은 여인이었다.
머리털은 여기저기 뽑히고 잘려있었으며, 몸싸움이라도 있었던듯 몸 여기저기가 찟어지고 상처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사..살려주세요.. 배, 뱃속에 아이가.."

아직 숨이 붙어있던 여인은 자신의 배를 부여잡고 간신히 숨을 헐떡이며 말을 이었고, 그의 치마아래로 붉은 피가 흥건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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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수사

 

명종 11년, 6월 헌부는 한 여인의 죽음의 대한 보고를 올리며 의금부에서 추국을 해달라 요청한다.

사건은 6월 14일, 남부 명례방(지금의 명동) 길 가운데에 한 여인이 버려져 있는것으로 시작하는데, 여인의 모습은 머리털이 모두 잘려나가고, 온몸에는 크고 작은 상처들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또한 그녀는 뱃속에는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는데, 그날 밤 아이를 유산했고 다음날 여인까지 사망하는 일이 발생되었습니다.

하지만 사건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데, 
실록에 기록에는 여인의 죽음에 대한 금부의 조사가 초기 수사단계에서 나가아질 못하고 있는것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금부는 초기수사로 여인네들의 다툼으로 생긴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헌부는 여인의 죽음에 대한 수사를 삼성교좌(三省交坐) 해줄것을 요청하는데, 삼성교좌란 의정부, 의금부, 사헌부의 세 수사기관을 말하는데 이는 주로 대명률에 기록된 중죄에 대한 합동수사의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왜, 금부는 초기수사로 사건을 단정했으며, 헌부의 합동수사를 거부한걸까요?

심지어 명종은 헌부의 요청을 불허하는데, 혹시 그녀의 죽음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던건 아닐까요?


그녀의 미스터리

 

그녀가 발견되었을때, 그녀를 알아본 이들은 그녀를 신수경의 여종이라 하였다고 합니다.

신수경은 여주목사로, 명종의 누나 경현공주의 부마(남편)인 신의의 아버지였습니다. 부마였던 신의는 그 성품이 나빠 여성들과 잠자리를 하는걸 즐겼고, 무뢰배들과 어울려 다니며 온갖 행패를 부린것으로 유명한데, 신수경 역시 그 행실이 좋치 않아 귀향을 가기도 했습니다.

혹시, 그녀의 죽음 뒤에는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일들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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