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정승 한종유(韓宗愈)는 어렸을 때에, 방탕불기(放蕩不羈)하여...용재총화에 언급된 한유종의 일화. 남편이 죽었다. 아직 젊은 나이에 자식도 남기지 않고 떠나버린 그가 보고 싶었다. 아니, 솔직히 원망스러웠지만 그리웠다. 더 이상 세상에서 그를 볼 수 없음에 큰 슬픔이 물밀듯이 밀려왔고, 그 슬픔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넋두리처럼 그를 불러보았다."임이여, 임이여.. 어디쯤 계십니까?..." 그저 대답을 바라며 한 물음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감정이 복받치며 두 눈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그때였다.“내 여기 있소.” 깜짝놀라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잘 차려진 제사상뒤 병풍뒤로 하얀 손이 하나 나와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것이 아닌가? 결국 그녀는 벌떡 일어나 도망가고 말았다. 사랑도 중요했지만..
백포건호(白布巾虎)늙은 호랑이를 쫓아내다. 한양부의 부윤, 모씨(府尹, 募氏)의 입에서 헛웃음이 나고 말았다. 판관으로 발령받아 온자가 고을의 최근 자신의 골칫거리였던 호랑이들이 나타나 백성들을 괴롭히는 일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였을 때도 물론 믿지 않았다. 고작 자신이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고 그동안 수많은 관원들이 투입되어도 못한 일을 해결한단 말인가? 그것도 뜬금없이 부첩(府貼: 관청에서 보내는 간단한 편지)을 쓰더니 아전을 시켜 내일 새벽 북동(北洞)의 바위에 앉아있는 늙은 중을 데려오라니? 처음엔 그저 반은 장난으로 그의 부탁을 들어주라 명했다. 만약 해결을 할 수 없다면, 그를 미친 자로 몰아버리고, 호환에 대한 모든 책임을 그에게 밀어버리면 될 일이었다. 오늘 아침에 아전이 진짜 중을 데리고..
허봉은 종성(鍾城)으로 귀양 보낼 것을 명하였다가 이내 종성은 현재 적병의 침노를 받고 있는데 허봉이 가면 방수(防守)에 도움은 안 되고 도리어 폐단이 없지 않을 것이라 하여 갑산(甲山)으로 배소를 옮길 것을 명하였다.기언, 연려실기술에 등장한 요괴, 거치녀 선조 16년, 조선중기의 문신이자 허난설언, 허균의 오빠이자 형인 허봉이 율곡이이를 비판한 죄로 함경남도 갑산으로 유배를 갔을 때 있었던 일이다."지금 서둘러 축려문(逐厲文 - 귀신을 쫓는 글)을!" 허봉의 옆에 있던 수암공(守庵公) 박지화는 그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허봉은 여전히 손에 들고 있던 축려문을 읽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저 멀리 보이는 그것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여성의 모습을 한 그것은 커다란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
만리창파에 가는 듯 돌아오게 고수레고수레 소망 알게 하오소서고씨에게 예를 갖추다. 산이나 들에서 음식을 먹을 때, '고시레'하며 음식의 일부를 떼어 던지는 풍습인 고시레(=고수레)는 세상 모든 것에는 신이 깃들어 있다는 민간신앙에서 비롯된 대한민국의 풍습이다. 그렇다면 왜 '고시레' 또는 '고수레'일까? 부르는 이름은 한정적이지만, 지역마다는 그 내려오는 설화가 모두 조금씩 다르다. 그리움이 만든 슬픈 이야기 오늘도 모(募)씨는 장산에 올라 널따란 바위 위에 앉아 고개를 들어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하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때, 그가 떠나던 날도 이렇게 맑고 청명한 날이었다."미안하오, 내 꼭 다시 돌아오리오" 그 말 한마디만을 남긴 채 그는 하늘로 떠나가 버렸다. 그는 하늘의 선인이었다. 그렇..
조선 전기의 문신 김안로가 저술한 야담집"용천담적기(龍泉談寂記)"엔 괴현상이 기록되어 있다. 미확인 비행물체,UFO에 대한 조선시대의 기록 UAP. UAP는 '미확인 이상현상(Unidentified Anomalous Phenomena)'의 약자로 이전엔 UFO라고 부르던 것까지를 포함한 포괄적인 개념으로의 단어이다. 세계각국에서 발견되는 이 이상현상은 기록의 나라 조선에서도 당연히 존재한다. 그중, 조선전기의 문신이었던 김안로가 저술했던 야담집, 용천담적기에는 김안로의 장인이었으며 연산군 때에 예조참판까지 지냈던 채수가 어릴 적 경험했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양정공이 어릴적 아버지를 따라 경산에 살 때였다. '양정공'은 채수의 시호로, 그가 하루는 두동생과 관사에서 자다 소변이 마려워 옷을 입고 밖에..
성현의 외가, 정 씨 가문에 붙어살았던 귀신.용제총화를 쓴 성현의 외가에 살았던 귀신 이야기. 성현의 외가인 정씨가문은 양주에 살았는데, 어느 날 귀신이 계집종에게 붙어 오랫동안 같이 살며 집안의 길흉을 점쳤다고 한다. 그 귀신의 음성은 크고 분명해, 마치 늙은 꾀꼬리 같았고 낮에는 공중에 떠있다가 밤이 되면 들보에 내려앉았는데, 그의 말은 모두 정확하게 맞는 바람에 집안사람들과 마을사람들까지 그 귀신을 두려워했다고 한다. 비녀를 잃어버린 이웃집 마나님. 계집종은 그날도 마님의 호통과 함께 이어지는 매질에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고 말았다. 억울했다. 자신은 그 비녀를 보지도, 훔치지도 않았는데 단지 자신이 마님의 허드렛일을 모두 맡아하는 종이라는 이유로 누명을 쓴것이었다. 계집종은 이대로 넘어갈 수 없었다..
거잠포 해변이라는 인천에서 가장 가까운 섬 중의 하나로 섬 입구에 거잠(巨蠶)이라는 지명이 있었는데..신라인 '방이'이야기 방이의 눈앞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처참하게 죽어 있는 동생의 모습이었다. 욕심이 많아 형인 자신을 집에서 내쫓고 거리에서 구걸하게 만든 동생이었다.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동생의 온몸에는 하얀 누에들이 뒤덮여 있었고, 그 사이로 가느다란 실이 쉼 없이 뽑혀 나오고 있었다. 차마 감지 못한 두 눈은 마지막 순간의 공포를 그대로 담고 있는 듯했다. 방이는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 한쪽에 쓰러져 있는 거대한 누에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 누에는 방이가 거리에서 구걸하던 시절, 그를 가엾게 여긴 마을 사람들이 나누어준 누에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풍토기(風土記)에서 밝히길,세속에서 말하는 예(鯢)란 일명 해추(海鰌), 곧 바다고래라고 한다.제주도 사람들이 믿었던 거대 종(種) 17세기에 '이태호'라는 이름으로 쓰인(이 인물이 누군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탐라지'엔 제주도사람들이 믿었던 거대 동물이 언급되어 있는데, 이 물고기의 크기는 거대하여 길이가 수천리라고 적혀있으며 이는 한나라의 땅의 크기, 또는 여러 나라의 땅을 모두 합친 것과 같다고 적혀있다. 탐라지뿐 아니라 중국 북송 초기에 황제의 명으로 편찬된 거대한 분류식 백과사전 태평어람엔 이렇게 적혀있기도 하다.예는 길이가 수천 리이고, 바다 밑의 동굴에 산다. 동굴에 들어가면 바닷물이 불어나 밀물이 되고, 동굴에서 나오면 바닷물이 들어가 썰물이 되는데, 출입에 절도가 있어서 조수(潮水)가 규..
구덕포 마을은 송정과 청사포 사이 작은 포구에 자리하고 있어 동쪽 해안은 대부분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다부산 해운대구 송정동,구덕포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비단장수 모씨(某氏)는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질 좋은 비단을 짊어지고 도성에 팔기 위해 길을 나섰고, 때마침 산속에서 길을 잃어 다행히도 젊은 부부가 사는 집에 하룻밤 신세를 질 수 있었을 땐,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은 누구보다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그저 부부가 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을 뿐인데, 비명소리에 깨보니 남편이 자신의 옆에서 죽어있는것이 아닌가. 결국 비단장수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을 아내에게 주기로 하고 조용히 남편의 시체를 처리하기로 했다. 가진 모든 재산을 잃었지만, 자신의 살인이 관원에..
임성구지는 괴이한 물건이지마는 다만 인간의 목숨이 지중하니 그윽하고 외진 곳에 두어 인류에 섞이지 못하게 하고 구태여 중전(重典)을 쓸 것까지는 없다.물건취급 된 사람. 명종실록 8권, 명종 3년 11월 21일 명종은 임성구지를 사형하여야 한다는 사간원의 상소를 불허한다. 임성구지(林性仇之), 그는 누구길래 명종에게 '괴이한 물건'이라는 말을 들어야만 했을까? 양성인간, 임성구지(林性仇之) 임성구지라는 인물이 조선왕조실록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명종 3년, 11월 18일 함경 감사의 장계를 보고 받으면서이다. 그는 남성의 그것과 여성의 그것을 모두 가진 인물로, 남자에게 시집을 갔지만 이내 남자에게 쫓겨나고 남자로 살고자 마음먹은 뒤, 남장을 하여 장가를 들었다고 한다. 조선역사엔 이미 이런 사람이 하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