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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겉핥기

건달불, 나라의 흉사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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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로(南路)에 이제 전선(電線)을 가설하게 되니 국(局)을 설치하고 관원을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상(堂上)과 낭청(郎廳)을 차출하여 그들이 전적으로 맡아서 거행하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경복궁을 야간에 본다는 것은 낮에보는 것과는 또 다른 색다른 경치를 제공한다. 불빛에 비친 웅장한 건물들과 경회루가 호수에 비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운데 그런 모습을 현대사람들만 볼 수 있었을까? 아니다. 조선시대에도 전기를 사용한 전등을 향원정과 경회루 곳곳에 두어 불을 밝혔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전등을 밝힌 최초의 장소는 언제, 어디일까?

우리나의 최초의 전등을 밝힌곳은 경복궁 건청궁이라고 한다. 

 

고종이 거처했던 곳인 건청궁은 신식문물에 관심이 많았던 고종의 요구로 지금의 향원정 앞에 발전기가 설치되어 불을 밝혔는데 이는 미국의 사신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미국의 요구로 에디슨전기회사에 발주하여 설치된 발전기였는데 전등이 보편화되고 10년도 채 안된것인데다 일본이나 중국보다 빠른 기록이라고 하니 타고난 얼리어답터였던 고종을 인정할 수 밖엔 없지 않을까?

 

세계최초의 전기발전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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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달불, 흉사를 점치다.

 

그 당시 전기를 보고 백성들은 건달불이라고 불렀는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전기라는 것이 아직 관련기술이 부족했고, 발전기는 고장이 잦았다. 운영에도 돈이 많이 들었기에 붙어진 별명이였다. 

 

전기를 건달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신기함보다는 돈을 펑펑쓰는 것에 더 신경이 쓰였던건 아닐까?

전기라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다루기 힘들때는 엄청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처음엔 전기와는 상관없는 사고였다. 전기를 다룰 수 있는 기술자가 없었기에 미국에서 기술자가 와있었는데 그 기술자는 항상 총을 휴대하고 있다가 옆에서 도움을 주던 조수의 호기심이 오발사고로 이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또 발전기를 식히기 위해 향원정의 물을 끌어다 썼는데 어느날 발전기의 물이 역류하여 뜨거운물이 향원정으로 쏟아지는 바람에 물고기가 떼죽음당하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다. 이를 "증어"라고 하는데 물고기가 쪄서 떠오르면 예로부터 흉사라고 하여 나라에 위험한 일이 생길꺼라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최초 전등을 켰을때 다른 궁사람들도 몰려와 구경했다고 한다.


얼리어답터 고종

 

고종은 전기를 도입하고, 나중엔 한성전기공사를 설립하여 전기를 원활하게 공급하여 전차사업과 전신국등을 세웠다. 한성전기공사는 현재의 한전이다.

지금은 모두가 밤에 더 아름다운 경복궁의 야경을 볼 수 있지만 당시는 궁궐의 사람들만이 볼 수 있었다. 한번쯤 경복궁의 야경을 보면서 그당시 고종의 마음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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