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대장 변양걸(邊良傑)은 도적 잡는 책임을 맡고서 도리어 장(杖)을 맞고 유배되었으며 임해군(臨海君) 이진(李珒)이 하원 부인(河源夫人)을 꾸짖고 욕보인 것은 인간의 도리에 있어 큰 변고인데, 대간은 상의 비답이 준엄하다 하여 서로 미루고 있으니 또한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선조실록에 기록된 이야기이다. 광해가 왕세자가 되어 그다지 역사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인물이였으며 우리가 아는 임해군은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포로로 잡혔던 인물 정도로만 알 뿐이다. 그에 관련된 스캔들이 하나 더 있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선조 38년, 지금으로 이야기 하면 부총리급에 해당하는 고위관료였던 유희서가 포천으로 휴가를 갔다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또 이로인해 잡혀왔던 4명의 용의자가 포도청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결국 사건은 유희서의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급하게 종결되어 유배를 가게 되는데, 후에 재상이였던 김덕영에 의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데 이로 인해 임금이였던 선조와 신하들의 대립이 극에 달해 두달을 넘게 정사를 볼 수 없을 지경까지 간다.
용의자 "임해군 이진"
유희서 살해사건에는 선조의 장자였던 임해군이 배후로 지목되었다.
평소 유희서의 애첩에게 마음을 품고 있던 임해군이 애첩과 간통하고 유희서의 애첩을 빼았기위해 사람을 시켜 살해하도록 사주하였던 것이였다.
참.. 사랑이란, 사랑에 빠지면 눈에 뵈는 게 없어진다는 게 맞는 말인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살해까지 해야 했다는 것도 철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장자였던 임해군을 비호하였던 선조와 임해군을 탄핵했던 신하들간의 대립이 시작되었는데, 사건을 파해쳤던 포도대장 변양걸은 문초를 당하고 파직을 당했으며, 그 뒤로도 임해군을 탄핵했던 신하들까지도 파직을 면치 못한다.
권력의 크기가 곧 진실..
결국 진실은 권력이라는 것을 이기지 못하고 묻혀버리고 만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숨기려고 하고 그 권력으로 거짓을 진실로 만들어 버린다. 용산참사에서 우리는 보았고, 천안함과 세월호에서 우리는 보았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오히려 죄인이 되는 세상은 아직 현재 진행형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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