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행아 춘행아 아무달 아무날 아무시에 점지 점지하셨다.”
서양의 블러스메리, 위자보드, 일본의 분신사바와 같이 우리나라에도 강령술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춘향이 놀이, 또는 춘향놀음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의 전통 민속놀이는 주로 혼인 전, 15세에서 19세의 여성들이 구전소설인 "춘향전"의 춘향이의 귀신을 불러 노는 것을 말한다.
춘향이 놀이를 하는 법
대략 10여명의 사람들이 방안에 모여 빙 둘러앉아, 빙의가 될 술래를 정하는 것으로 놀이가 시작된다.
정해진 술래는 눈을 가리고, 방망이나 대나무를 들고 나머지는 합장을 한채, 춘향이를 부르는 의식을 진행한다.
"춘행아, 춘행아, 아무달 아무날, 아무시에 점지, 점시 하셨다."
위의 주문을 반복적으로 말하며 술래의 모습을 살피는데, 어떤 지방에선 주문대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남원골 춘향 아씨/ 남원골 춘향 아씨 / 생일이라 생시는/ 사월 초파일날
물 좋고 정자 좋으니/ 정글 정글 내리시오
내리시오 내리시오/ 슬슬 내리시오
춘향 아씨 생일은/ 사월 초파일날 / 슬슬 내리시오/ 영험하게 내리시오
빨리빨리 내리시오
술래가 몸을 떨기 시작하면, 춘향이의 혼이 빙의 한 것으로 그때부터 돌아가며 술래에게 질문을 시작한다.
놀이를 끝내는 법
물론, 강령술에는 불러낸 혼을 다시 돌려보내는 방법도 존재하는데, 다른 여타 강령술과는 다르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술래가 정신을 차리는데, 깨지 않을 경우, 술래의 등을 세게 후려치던가 차가운 물을 마시면 깬다고 전해진다.
강령술의 위험성
물론, 강령술에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인데,
남자가 이 놀이에 끼어 있음 술래가 목숨을 잃는다고 하며, 간혹 술래가 빙의상태에서 깨지 않아 미쳐버리거나 무당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놀이는 전국적으로 나타나는데, 호남지방에서는 "꼬댁각시놀이"라고 불리며 “꼬대 꼬대 꼬대각시/한살 먹어 어멈죽어/두살 먹어 아버지 죽어/……”로 시작되는 "꼭두각시의 노래" 를 부르기도 한다고 하며, 어떤 지방에선 남자도 같이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혼인을 인륜지 대사로 알았던 조선시대에서 결혼을 앞둔 젊은 여성들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하나의 놀이로 만들어 진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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