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래나 보지, 한번 달래나 보지,
말이나 해 보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는 '달래내 고개'라는 고개가 있다.
전국적으로 '달래'라는 지명을 가진 고개나 강이 많은데 대부분 지명의 유래는 부모를 일찍 여읜 남매의 이야기가 전설로 내려오고 있다.
일찍이 부모를 여읜 남매는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오순도순 살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이웃 마을에서 볼일을 보고 고개를 넘어가던 남매는 뜻밖에 만난 소나기로 인해 근처 비를 피할 곳을 찾았고, 때마침 근처에 있던 작은 동굴에 들어가 비를 피하게 되었다.
하지만 동굴까지 오며 맞은 비는 이미 둘의 몸을 흠뻑 적시기에 충분했고, 문득 남동생은 누나의 옷이 비에 젖어 그녀의 속살을 비추고 있음을 깨닫고 만다.
비로 인해 몸에 달라붙어버린 누나의 옷은 그대로 누나의 굴곡진 몸매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고, 그녀가 입고 있던 옷은 더 이상 누나의 뽀얀 살결을 감춰주지 못했던 것이다.
순간, 이미 혼인할 나이가 다 되어버린 남동생의 눈에 끝을 알 수 없는 욕정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자신의 누이와 아무도 없는 이 동굴 안에서 욕정을 풀고 싶다는 잘못된 상상을 하고야 만다.
하지만 이내 남동생의 이성은 욕망을 억누르기 시작했고, 이내 자신이 누이에게 품었던 잘못된 감정에 수치심을 느끼기 시작하고야 만다.
결국 수치심에 자결하다.
"누나, 먼저 가"
그칠 것 같지 않던 소나기가 어느덧 그치고 남동생은 참을 수 없는 수치심에 그만 누이를 먼저 보낸 뒤, 자신의 성기를 바위위에 올리고는 커다란 돌을 들어 사정없이 내려치기 시작했다.
결국 남동생은 그 자리에서 과다출혈로 즉사하고 만다.
한참이 지나도 따라오지 않는 남동생이 걱정되어 돌아온 누이는 동굴 안에서 자신의 성기를 찍어 죽어버린 남동생의 시신을 보고는 놀라 와락 안아 들고는 울부짖었다.
달래나 보지, 한번 달래나 보지, 말이나 해 보지..
그 밖에 이야기들.
달래고개 이야기 중 제일 유명한 구전설화인 충주의 '달래강 설화'이다.
이 설화는 또 다른 결말이 존재하는데, 결국 동굴 안에 두 남매는 서로에게 욕정을 풀어버리고 마는데 결국 두 남매는 갑자기 내린 번개를 맞아 둘 다 사망하는 것으로 끝나기도 한다.
어쩌면 남매의 잘못된 관계에 대한 당시의 도덕적인 금기를 다소 극단적으로 표현한 설화로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했던 것은 아닐까?
여기서 누이의 마지막 말은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데, 누이의 마지막 말은 왠지 금지된 사랑, 또는 욕정에 대한 안타까운 흐느낌으로 전달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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