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의〉 후원(後苑)에 신정(新亭)을 낙성(落成)하니...
이름은 ‘취로정(翠露亭)’이라 하고 앞에 못을 파서 연꽃을 심게 하였다.
세조 2년 경복궁 후원에 정자를 짓고, 연못을 팠다 그곳이 지금의 향원정 자리이다.
향원지에 지금의 향원정이 세워진 것은 고종때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
향원정의 향원(香遠) 은 "향기가 멀리 퍼진다" 라는 뜻으로 학자 주돈(1017∼1073)이 지은 '애련설(愛蓮說)'이라는 곳에 나오는 왕과 왕족들이 휴식을 취하던 곳이다.
본래 향원정으로 가는 다리는 현재의 근정전방향이 아닌 고종이 기거하던 건청궁 방향인 북쪽에 나있었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때 무너지고 복원을 하며 현재의 자리로 이동하였다.
도깨비 소행?
고종은 향원정을 총 450개의 전등으로 밝혔다고 한다.
450개의 아름다운 전등으로 불 밝혀진 향원정의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 아름다울 것 같지 않은가? 전등 불빛에 비추어 연못에 비추는 향원정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하지만, 450개의 전등을 밝히기 위해 발전기에 냉각수가 필요했고 그 냉각수는 향원정의 물을 썼는데 그만 기술적인 결함으로 인해 전기가 향원정 연못에 흘렀고 연못 안에 있던 모든 물고기가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전기라는 걸 잘 몰랐을 그 시대 사람들은 이 사건을 도깨비의 저주라고 치부했고, 민심이 흉흉해지자 잠시 향원정의 전등을 밝히는 것을 중단하기도 했다.
정치적 자립을 위한 건축
흥선대원군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고종은 건청궁을 지었고, 이미 궁안에 경회루가 있었지만 독립적인 정치를 나타내기 위해 지어진 것이 향원정이라는 의견이 있다.
경회루보다 작은 연못이지만 경회루와는 다른 오목조목한 아름다움이 묻어나 있으며 궁 전체의 건물마다의 색깔이 있지만 그 색깔이 가장 짙은 곳도 향원정이라 생각한다.
한번쯤 향원정을 바라보며 그 시절 고종과 황후가 향원정에서 펄쳤던 로맨스를 떠올려 보아도 좋지 않을까?
'궁궐트립-내가모르는 궁궐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복궁 도서관, 집옥재 (0) | 2025.04.19 |
---|---|
김구의 마지막, 경교장 (0) | 2025.04.18 |
국모, 명성황후의 마지막 (0) | 2025.04.17 |
왕의 사후에 머물던 곳, 태원전 (0) | 2025.04.16 |
궁궐안에 흐르는 샘, 열상진원 (0) | 2025.04.15 |